개미 투자자들의 투자 방법

Posted by bkryu
2008. 8. 14. 16:16 부자 되기
개인투자자들인 ‘개미들’은 주가가 올라도 걱정이고 내려도 걱정이다. 1980년 개장 이후 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개미들은 깨지고 또 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뚫고 큰 돈을 벌어 ‘수퍼 개미’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개 미들의 우상으로 불리는 박성득(50)씨다. 그는 직접투자로 현대약품 지분 16.89%(시가 약 100억원)를 확보한 이 회사의 1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의 명함에는‘투자전문가 박성득’이라고 써 있다. 그는 어떻게 수퍼 개미가 됐을까?

그는 최근에 나온 자신의 저서 『수퍼 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 제목에 대해 영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수퍼 개미라는 말은 작전의 이미지가 풍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작전과는 먼, 아예 무관한 가치투자자다.

그 것도 철저한 가치투자자다. 투자 전에 먼저 기업을 완벽하게 쪼개고 분석해서 내재가치, 청산가치(자산가치), 그리고 미래가치를 나름대로 계산한 다음에 ‘반드시’ 저평가된 기업을 10년이고, 20년이고 장기보유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과 똑같은 투자기법

굴 뚝주가 아닌 IT 종목에 투자한다고 해도 역시 미래성장가치를 예측하고, 똑같이 장기투자에 들어간다. 투자스타일은 워런 버핏의 투자기법과 사실상 똑같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간접투자를 크게 믿지 않는다. 자기 돈은 직접 관리하는 게 상식에 맞는다는 얘기다.

그에게 먼저 물어봤다. ‘왜 개미들은 계속 깨지기만 하냐’고. 그러자 청산유수 같은 대답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 일반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 가치·유보·내재가치를 따지지 않고 오늘 10% 오르면 팔고, 10% 내리면 사서 결국 실패했다”고 한마디로 정의한다. 단기투자를 하면 돈을 벌 확률도 낮고, 이익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불쑥 이런 말부터 꺼낸다. 주식을 하기 전에 먼저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 무역 규모가 얼마나 되고, 나라 면적이 얼마나 되고, 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되며, 세계에서 무역교역이 몇 위이며, 이걸 다 이해를 하셔야 돼요. 튼튼하게 기초를 하고 나서, 내재가치다 유보가치다 성장가치다를 따져야 합니다. 그런 다음 주식에 접근을 하셔야 합니다.”

깨지는 개미들을 향한 그의 질책은 매섭다. “기초 없이 주봉이다, 월봉이다 이런 것(이른바 기술적 분석)만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 것(기술적 분석)은 고기를 얼마에 팔아 얼마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지, 실제로는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 주는 건 아니다, 이겁니다. 경제TV에서는 흥행도 있어야 하고, 흥행을 돋우기 위해서(기술적 분석을) 하는 것이지만, 개미투자자들은 거기에 큰 흥미를 느끼고, 거기에 큰 기술이 있다고 보면 안 됩니다.”

그가 강조하는 건 ‘기본적 분석(기업가치 분석)’이다. 현재 자산가치를 나타내는 청산가치와, 미래주가를 예측하는 미래성장가치를 계산한 다음 그 수치보다 낮은 가격에 있는 주식(저평가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청산가치는 흔히 BPS(주당 순장부가치), 유보율 등과 연관이 깊다. 또 미래성장가치는 ROE(자본금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 매출성장률, 업종 전망, 업황 전망, 업종다각화, CEO의 비전 등을 골고루 포함한다.

그는 청산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M&A(인수합병)를 한다는 각오로, 기업을 쪼개서 판다고 했을 경우에 나오는 기업가치(청산가치)를 계산할 줄 알아야만 투자에 성공한다는 걸 여러 번 강조했다.

그 가 말하는 청산가치는 그리 어렵지 않다. 특정한 회사가 갖고 있는 돈(자본금, 유보금)과 재산에서 부채와 설비들을 다 빼고, 남은 돈을 총발행 주식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가 2004년 현대약품 주식을 대량 매입하기 시작할 때에는 이 투자기법을 그대로 적용했다. 정밀하지는 않지만, 투박하면서 나름대로 논리를 갖춘 것이다.

지금 현대약품 주가는 2만4000원대로 크게 올랐다. “그게 1만원대부터 샀거든요. (그 당시) 실제로는 자산·청산가치가 3만원 정도 됐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살 때는 (가치가) 33%밖에 반영이 안 됐던 겁니다.”

그는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전에 먼저 청산가치를 철저하게 따져 보라고 주문한다. 일례로 기업들이 갖고 있는 땅을 거론한다.

“ 땅은 몇 년 만에 한 번씩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은 땅값이 많이 안 오르지만 땅을 얼마나 소유했느냐를 따집니다. 또 언제 이걸 평가했느냐, 전국 땅값이 평균 10년 동안 얼마나 상승했느냐에 맞춰 가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나옵니다. 과거 평가 때 3만원인데, 가령 10년 동안 50배가 올랐다, 그것을 계산하면 나오거든요. 나름대로 (청산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막무가내로 접근하는 게 아니고요.”

그는 통상적으로 청산가치 40%, 미래성장가치에 60%의 비중을 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도 정해진 건 없다. 업종에 따라 비중을 달리한다. 자본금이 작은 내수주는 청산가치를 70%, 반대로 IT주는 성장가치에 70%를 두는 식이다. 이 같은 비중 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몫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영업이익 난 종목만 매입

그 러나 그는 영업이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종목에는 절대로 손대지 않는다. “영업이익이 나지 않고, 청산가치가 좋은 주식은, 그건 주식이 아닌 부동산”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그래서 적어도 영업이익이 자본금 대비 50% 이상 나는 알짜 종목만 투자한다. 영업이익도 매년 꾸준하게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성장하는 종목만 투자한다. 그래서 투자 전 4~5년간 영업이익이 어떤지를 반드시 살펴본다.

물론 IT 종목인 경우 성장가치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며칠 전 하이닉스반도체 주식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샀다고 그는 고백한다. 청산가치보다 미래성장가치가 더 탐이 났기 때문이다.

“ 예를 들어 하이닉스의 경우 자본금이 한 2조원 정도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구조조정 같은 고통을 겪은 다음 지난해에 (당기순이익으로) 2조원 넘게 벌었단 말입니다. 자본금만큼 벌었다는 것은, 자본금 대비 100%를 벌었다는 얘기예요. 그러면 이 회사가 10년 동안 얼마나 벌 것인가를 따져 보자고요. 연 2조원을 번다고 하면, 10년이면 얼마입니까? 20조원을 주식(발행 총수)으로 나누어 보면 답이 나옵니다. 매년 10%씩 복리로 성장하면, 엄청난 돈이 되겠지요. 2조원씩 복리로 하면 (10년에) 40조원 안 되겠습니까?”

하이닉스 주가(현재 약 3만원)를 얼마로 예상하느냐고 물었다. “살 때는 10만원 정도 보고 사지요. 돈 만원 남기려면 안 사지, 뭐하려고 삽니까?”

그 는 현재 1분기 하이닉스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 “4, 5월 가면 예상 실적을 방송에서 미리 예고합니다. 그러니까 올 예상 순익 3조원을 4등분으로 나누니까, 7000억원이다 아닙니까. 1분기에 6000억원 이상 남았을 때는 더 공격적으로 가야지요.”

이 처럼 그는 주식 매입 후에 분기별로 그 회사의 영업보고서를 체크한다. 매입 후 분기별로 철저하게 챙기는 건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야 장기투자라는 말도 성립된다. “(투자 전에 분석을 해서)10년이나 20년 멀리 내다 보고 사야 합니다. (실적만 계속 좋아진다면) 보유기간은 무지하게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미래성장가치가 주가의 향방과 관련이 깊으며, 또 미래성장가치가 영업이익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기업이 재투자를 해 생명공학이나 요즘 조선이 좋으니까, 조선기자재를 납품한다든가, 휴대전화 부품을 한다든지, LCD 뭐를 한다든지 하면 잘 봐야 합니다.”

“공격 적으로 CEO가 미래를 보고 투자하면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실적이 보인다면, 그리고 타업종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면, 그때 주식을 매입하지요. 주식시장에서 좋다 할 때는 이미 주가는 올라와 있습니다. (투자하기 전에) 밤낮없이 공부를 해야지요.”

그는 현재 LG텔레콤, 동부한농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그는 “LG텔레콤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고 있기에 계속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게 어떻게 해야 개인투자자들이 회사가치(청산가치, 미래가치)를 제대로 계산할 수 있겠는가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월급쟁이라면, 주식투자를 하기 전 자신의 회사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보라고 조언한다.

“어느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이겁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건 뭐냐 하면 내가 월급쟁이로서 월급만큼만 일을 하겠다 하는 게 아니고,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자기 (회사의) 매입부터 매출, 회계까지 다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회사 다니는 것 자체가 훌륭한 투자 트레이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월급을 타고 다니는 것은 CEO가 되는 과정, 오너가 되는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트레이닝 받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일을 하면, 자기만의 공식이 나오고 방식이 나옵니다.” 이 같은 회사가치를 계산할 줄 알아야만 주식투자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크게 봐서는 재무제표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다. 이게 주식투자의 첫걸음이자 마지막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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